의학잡지 2012년 9월에 실린 칼럼이네요^^
사진이 너무 이상해 사진만 교체ㅎㅎ
당신의 오아시스는 무엇입니까?
“저는 가끔 이런 질문을 제게 하곤 합니다.
나는 과연 기타쟁이가 되지 않았다면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이 되었을까?
혼자서 이런저런 답을 내보다가도 제가 음악을 하며 살아가는 것을 무척이나 감사하게 느끼게 됩니다.
제게 음악보다 좋은 Oasis는 없었을 테니까요”
중3 가을 즈음이었을 겁니다. 당시 신학생이었던 형이 집안에 기타를 한 대 들여와서는 애지중지하며 기타연습을 하던 모습을 처음 본때 가요. 그때 아직 미성숙한 중학생인터라 형의 기타가 저에겐 그저 부러움의 대상일 뿐이었습니다.
고1이 돼서야 저는 용기를 내어 기타를 쳐보자고 마음 먹었고 서점에 가서 당시 최고로 인기있는 통기타 교본을 한권 구입해 본격적으로 기타연습을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땐 제가 지금처럼 기타쟁이가 되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답니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기타와 음악은 저에게 Oasis 같은 존재가 되어 있었습니다. 34년간 살아오면서 세상이 제게 주었던 아픔과 시련 그리고 기쁜과 행복, 이모든 희노애락과 함께 말이에요. 저는 가끔 이런 질문을 제게 하곤 합니다.
“나는 과연 기타쟁이가 되지 않았다면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이 되었을까?”
혼자서 이런저런 답을 내보다가도 제가 음악을 하며 살아가는 것을 무척이나 감사하게 느끼게 됩니다. 제게 음악보다 좋은 Oasis는 없었을 테니까요.
어쩌면 살면서 음악이 없었더라면 여태껏 버티지 못했을 거란 생각도 드네요. 여하튼 이런 Oasis를 저만 갖는다는건 너무 이기적이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저와 같은 Oasis를 가지고 있겠지만 만약 또렷하게 생각나는 Oasis가 없다면 맘 잡고 한번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필자의 생각에는 Oasis가 여러개 있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의 생각을 조금 나누어 드리면 저는 수영을 해볼까란 생각을 해봤거든요. 기타란 악기는 활동적이지는 않잖아요. 그래서 활동적인 걸 찾다가 제가 정말 무서워하는 물속에서 하는 수영에 도전해 보고 싶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못하는 그 무언가를 정복해 그곳이 내게 위안을 주는 안식처가 될 수 있다면 참 좋겠단 생각이 들었거든요.
요새는 삶의 질이 좋아져서 인지 기타를 배우거나 드럼을 배우는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악기를 처음 배우는 성인분들과 상담해보면 많은 분들이 제가 물을 두려워하듯 악기를 배우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더라고요.
나와는 상관없는 것이라 생각하셔서 시작하기가 힘든가봐요. 제가 물이란 물리적 특성을 가진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듯 음악이란 정신적 특성을 가진것에 대한 두려움일까요?
최근엔 기타, 드럼 등 악기를 배울 수 있는 곳이 참 많이 생겼어요. 초급자 위주로 저렴하게 가르쳐주는 문화센터도 있고 좀 더 전문적이면서 체계적으로 가르쳐 주는 실용음악학원들도 눈에 많이 띄는 것 같아요.
마음만 있다면 악기 하나 배우긴 쉬운 세상이 되었네요. 좋은 일이라 생각됩니다. 날씨가 많이 덥습니다. 이럴 땐 야외에서 불고기 파티와 함께 통기타 치며 노래를 부르면 그게 바로 Oasis인데…
이번주는 꼭 야외로 고기 사들고 기타매고 가야겠네요. 지금 바로 당신의 인생에 당신만의 Oasis를 하나 더 추가시켜 보세요. 그것으로 분명 당신은 건강한 정신의 소유자가 될 것입니다.
– 전지후